[부모-자녀칼럼]사춘기 아이와 대화법, 상처 주지 않는 훈계의 기술

어린이들의 한 뼘 친구 마음톡톡과 이영숙 박사님이 함께하는 글입니다.

사춘기 아들딸을 판매합니다. 본 상품은 처음에는 착하고 순수하여 잘 키워보려고 제작했지만 가면 갈수록 성질이 더러워집니다. 하라는 것은 절대 안 하고, 하지 말라는 것만 골라 합니다. 말대답을 잘하며 대들 때는 어느 맹수에게도 뒤지지 않습니다. 일상이 따분하고 지루하고 재미없으시다면 이 상품의 구매를 추천합니다!


부모와 교사들의 SNS에 번진 글인데, 웃자고 쓴 글이 십대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에게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모습

왜 안 그럴까요? 그토록 사랑스럽던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어느 날 갑자기 변하기 시작했으니 말입니다. 이런 십대들을 훈계하기란 그야말로 어려운 미션입니다.

꾹 참다가 겨우 잔소리 한마디 했는데 아이의 반응은 격렬하니 말다툼으로 번지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잔소리를 극도로 혐오하는 십대를 위해서는 잔소리보다 효과적인 성품훈계가 절실합니다.

친한 엄마와 딸의 모습

성품훈계란 “자녀가 좋은 성품으로 성장하도록 부모와 교사가 좋은 성품으로 가르치고 수정하고 훈련시키는 것”(이영숙, 2005)입니다. 아이들의 생각, 감정, 행동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훈계 방법인데, 성품훈계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타이밍이 중요하다.

십대 아이들은 자기 방에서 혼자서 무언가를 하는 경우가 많지요. 부모님들도 아이 방만큼은 독립적인 공간으로 여겨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어떤 말을 하려고 할 때, 아이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지 않은 채 ‘나는 이것을 꼭 말해야만 한다’라는 마음으로 아이 방으로 전진해서는 안 됩니다.

시간에 쫒기는 모습

자신의 공간, 자신의 시간을 중요시하는 청소년 아이들에게는 좀 더 정중한 태도로 대화를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유종아, 엄마가 네 방에 들어가서 잠깐 대화 좀 나눠도 되겠니?” 라고 물어본 뒤에 훈계해도 늦지 않습니다.


두 번째, 논쟁을 피하라

“엄마, 나 저런 옷 사고 싶어요”

라며 딸아이가 가리킨 옷이 연예인들이나 입을 것 같은 핫팬츠입니다.

“너무 짧잖아. 저런 옷을 어떻게 입어.”

나름 좋게 대답했는데 딸아이는 오히려 강하게 나옵니다.

“요즘 애들은 다 입어! 수연이도 지난주에 입고 왔단 말이야.”
“다른 애들이 입으면 다 사줘야 하니? 그리고 지난달에 옷 사줬잖아!”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아이는 또 다른 말로 응수합니다. 결국, 말의 핵심은 사라지고 부정적인 감정만 주고받습니다. 이것이 바로 쓸모없는 말다툼입니다. 이러한 논쟁은 아무소용이 없습니다. 특히 십대 아이들은 부모와 논쟁하기 시작하면 편도체가 활성화되어 부모의 말을 감정적으로만 인식하고, 흥분합니다.

소리지르는 부모

대화가 논쟁으로 이어질 것 같다면, 전달할 내용을 명료하고 정확하게 표현하세요. 자녀가 이의를 제기할 경우에는 짧게 설명해주고 기한을 정해둡니다.

“지난번에 숙제를 먼저 한 다음에, 컴퓨터를 하기로 규칙을 세웠지? 절제의 성품을 발휘해 보자.”
“저번에 엄마랑 네 방은 스스로 청소한다고 약속했지? 오늘 6시까지 청소해놓으렴. 너의 멋있는 책임감의 성품을 보여주렴.”

여기서 훈계를 마치고 돌아서야 합니다.


세 번째, 명령 NO! 질문법(open question) OK!

“이번 시험공부 시작했어, 안 했어? 지난번에 이번 시험만큼은 잘 보겠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이렇게 부모님들은 자신이 정한 정답을 자녀가 대답하도록 유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유도식 질문은 갈등을 일으킵니다.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라는 단어를 넣어 질문해야 합니다.

“네가 이번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어떻게 계획하고 있는지 말해줄래?”

라고 질문하면 아이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고,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습니다.

질문하는 모습

또한, 과거지향적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으로 질문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지난번에 성적이 좀 떨어졌잖아. 이번에 만회해야 하지 않겠니?”

같은 과거지향적인 질문은 십대자녀의 반항심을 자극합니다.

대신 “어떻게 계획하면 이번 시험을 여유 있게 잘 치를 수 있을까?” 혹은 “다가올 기말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 계획이니?” 라고 미래에 초점을 맞춰 질문하세요.


네 번째, 부모의 감정을 표현하라.

“해라” “하지 마라”라는 말에는 상대방의 생각, 감정, 행동을 존중하는 마음이 얼마나 담겨 있을까요? 우리는 수도 없이 많은 인간관계를 맺어오면서 이미 “해라” “하지 마라”라는 말의 효과가 매우 적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냥 듣기 싫은 잔소리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자녀들에게는 너무나도 쉽게 사용하고 있지요. 청소년기 자녀를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해주기 위해서는 “해라” “하지 마라.” 같은 말이 아니라 부모의 감정을 충분히 표현하는 것으로 의사를 전달해야 합니다.

맞잡은 손

아빠는 네가 그 가수를 좋아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단다. 그런데 시험을 앞두고 콘서트에 간다고 하니, 네가 세웠던 공부 계획이 흐트러질까 봐 걱정이 되는구나. 절제의 성품이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지 않고 꼭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좋은나무성품학교 정의)이란다. 절제의 성품을 발휘해 보는 건 어떻겠니?

이렇게 염려하는 마음을 부드럽게 표현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는 부모가 걱정하는 부분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다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욕구를 제어하지 못하거나 자유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시험해보려는 것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부모님들은 부드럽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이 부모의 말을 듣고, 자신의 욕구를 따르는 것과 부모님의 말을 따르는 것 가운데 무엇이 더 유익한지 차분히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감정을 잘 표현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면 편지를 써보는 것도 좋습니다. 편지를 쓰다 보면 자신의 감정을 부드러우면서도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습니다. 자녀와 갈등을 겪을 때 긴 문자메시지나, 손편지를 써보시기 바랍니다.

내 아이 마음이 궁금할 땐? 마음톡톡, 부모자녀 콘텐츠 보러가기, NAVER 포스트


본 포스팅은 이영숙 박사님의 ‘아이교육’ 관련 기고글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본 포스팅은 이영숙 박사님의 저서 [이영숙 박사의 성품대화법] 에서 일부 발췌하여 작성했습니다.
저자의 동의 없이 무단전재와 복제하는 것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