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서 만나는 전기차 이야기, 프리우스 PHV 시승기
평소에 전기차에 관심이 많았는데, 11월 15일 서울 역삼동 GS타워에 전기차 충전소가 생기면서 전기차를 몰아볼 기회가 생겼습니다. 일전에 블로그에 이혜환 대리님이 제주도에서 전기차를 운전해보고 시승기를 올렸던 적이 있었죠. (프리우스 PHV제주도 시승기” 바로가기) 막히지 않는 제주도 외곽 지역에서 씽씽 달리셨던 소감을 적어주셨는데요, 오늘 저는 서울 도심 안에서 몰아본 소감을 올려볼까 합니다.
한국도요타가 자사의 하이브리드 차량 홍보를 위해 GS칼텍스에 하이브리드 전기차 PHV를 제공해줬죠. 그래서 현재 GS칼텍스 직원들을 대상으로 임직원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운 좋게도(?) 당첨이 돼서 일주일간 시승을 하게 된 것이고요.
제가 타게 된 프리우스 PHV는 기존 프리우스에 PHV 성능이 추가된 차량입니다. 차량 외관이나 실내는 일반 휘발유/경유 차량과 다를 게 없었습니다. 파워 스위치를 길게 눌러 시동을 걸고 Energy monitor 에 나타난 배터리 디스플레이의 완충 상태를 확인하고 에너지 효율을 위해 EV 및 Eco 모드로 세팅을 맞추고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엔진음 대신 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생소하더군요. 운전하는 맛은 하체가 탄탄해서인지 땅을 그러쥐고 달리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코너를 돌 때 핸들링이 편안하더군요. 하지만 브레이크를 걸 때 에너지 회생제동 때문인지 브레이크가 약간 밀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 한 차량이라 운전석 전면의 디스플레이는 에너지 상황을 잘 표현해줬고, 시간이 조금 지나 디스플레이에 익숙해지자 어느새 저는 연비에 신경을 쓰며 운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월별로 표시되는 연료 효율 데이터, 브레이크를 걸거나 내리막길에서 충전되는 배터리 양이 표시되는 모습은 운전을 할 때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신나게 돌아다니다 든 생각은, 전기차는 도심에 잘 어울리는 차량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먼저 전기엔진 on/off 기능은 연비 및 전기에너지 효율에 도움이 되었고, 기존 엔진소리보다 조용한 모터소리는 차 안에서 음악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줬습니다. 동승자와 대화하는 것도 편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배터리입니다. 충전소에 들어서서 완속 충전을 하니 시간이 1시간 20분이 소요되네요. 하지만 향후 급속 충전기가 보급되면 10분이면 충전이 가능하고 필요에 따라 급속 및 완속 충전기를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충전인프라가 보급되면 연비 및 경제성 면에서 기존 차량 대비 강점일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휘발유보다 전기가 정부로부터 저렴하게 공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서울은 충전 인프라가 충분치 않아 제주도보다는 충전을 하기 불편한 상황이었지만 이번 시승 시 홈플러스 월곶점에 들러 전기자동차 충전기 및 전용 주차공간을 찾았을 때 정말 기뻤습니다. 하지만 충전은 할 수 없더군요. 현재는 충전기를 찾더라도 일반 고객에게 오픈되어있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2013년 정부의 Smart Grid 거점도시 선정 계획 및 현대자동차의 PHV 판매가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곧 도심에도 충분한 충전기가 설치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4년에는 해외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국내에서 전기차를 판매할 예정이니 그에 맞춰 충전인프라가 확산된다면 PHV가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대중화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량 가격이 현재 동급 차량과 비슷하다면 당장에 충전소가 없어도 연비의 장점 때문에 많은 사람이 찾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