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벽만 보고 있어도 흥미로워지는 기간… 바로 시험 기간입니다. 다들 바쁜 시험기간 잘 이겨내고 계신가요?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기간이라 힘들고 고되겠지만, 이 시간만 지나면 드디어 방학이 시작됩니다! 하루 빨리 시험 지옥을 탈출해 꿀방학을 즐기고 싶은 당신에게, 시험이 끝나자마자 당장 시도해 볼 만한 세 가지 취미를 추천해드릴게요.
제임스 본드에 빙의해보자, 사격
사격은 섬세함과 매서움을 동시에 요구하는 남성과 여성들의 로망입니다. 총신 자체는 무겁지 않으며, 격렬한 근육 활동을 필요로 하지 않는 대신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기에, 집중력을 향상하는데 좋기로 언급되는 취미 활동이지요. 직접 사격을 체험해 보았을 때, 30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는데도 저도 모르게 엄청나게 집중하고 있었던지, 그 후에도 한참 정신이 멍했습니다. 펑펑 방아쇠를 울리며 과녁을 명중시키다 보니 아드레날린도 솟구치며 스트레스도 풀 수 있었습니다. 요즘 집중력이 떨어지고 무력하다 느껴질 때, 다시 긴장을 조이고 무력감을 떨쳐버리기에 참 좋은 취미지요.
사격은 언뜻 보기에 쉬워 보이지만, 모든 과정이 짜릿한 긴장으로 가득 차 있답니다. 먼저 정확한 자세를 잡고, 숨도 죽인 채 총구를 표적에 겨눕니다. 가늘게 호흡을 조종하며 신경을 집중하고 마치 먹이를 노리는 매가 된 듯한 기분으로 총신이 손에 감기는 감촉을 예민하게 느끼며, 탕! 손가락에 힘을 주고 방아쇠를 누릅니다. 사격장 내를 울리는 총성과 총이 발사되면서 느껴지는 약간의 반작동이 기분 좋은 떨림으로 다가옵니다. 강렬한 몰입 후에 야성적인 만족감이 몸을 채우는 것을 느끼며 마치 영화 속의 저격수라도 된 듯한 기분을 한껏 만끽합니다.
사격을 배우기 위해서는 전문 사격장에 가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답니다. 제가 체험한 사격은 실내에서 즐기는 실내 사격이고, 서울 시내에서는 명동과 목동에 위치한 사격장에서 실탄사격을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표적이 날아오면 잽싸게 총을 들어 명중시키는 다이나믹한 클레이 사격, 야외에서 권총으로 다양한 거리에 있는 표적을 명중시키는 권총 사격이 있습니다. 초보자분들은 우선 실내사격장에서 실내 사격으로 연습을 하며 기초를 다지시는 걸 추천합니다. 클레이 사격의 경우 실탄 25발 1라운드 기준 만원에서 2만원 사이의 가격이, 권총 사격의 경우 실탄 10발 당 만 원에서 2 만원 사이에 즐길 수 있습니다. 사격장의 회원으로 가입하면 다소의 할인 혜택과 시설 이용권, 그리고 정기적으로 배우고 실습하는 시간도 가지기 쉬워 사격을 평생 취미로 오래 즐기시고 싶으시다면 회원으로 가입하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나에게 건네는 예술적인 한마디, 캘리그라피
캘리그라피의 매력은 쉽고 간편하게 아름다운 글씨로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캘리그라피 작가 연분도련님은 늘 가방에 펜과 붓펜 키트, 그리고 낙서장을 넣은 작은 파우치를 가지고 다니며 버스나 지하철에서 이동하거나 친구를 기다리며 비는 짧은 시간에 캘리그라피를 연습한다고 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고, 자투리 시간에도 연습하기 좋다는 점에서 1분 1초가 아까운 수험생 및 취준생 분들께 딱 맞는 취미라고 할 수 있지요. 이렇게 갈고 닦은 캘리그라피 솜씨로, 매일 드는 생각을 나만의 글씨로 예쁘게 써서 묶어도 자신을 위한 좋은 선물이 될 거예요. 요즘에는 쉽게 이미지를 편집할 수 있는 앱들도 많이 나와서, 내가 찍은 사진 위에 내가 쓴 캘리그라피를 삽입해서 멋진 이미지 작품을 만들 수도 있답니다. PicsArt라는 앱을 쓰면 간단하게 편집할 수 있어요.
서예와 달리, 캘리그라피는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서 글씨를 쓸 수 있습니다. 붓, 붓펜, 만년필, 사인펜, 색연필, 형광펜 등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든 필기기구는 캘리그라피의 도구가 될 수 있지요. 어떤 분들은 나무젓가락에 물감을 묻혀서 캘리그라피를 하시거나, 특별한 느낌을 주고 싶을 때는 립스틱으로도 요염한 캘리그라피를 완성할 수 있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재료를 쓰는지가 아니라 “달필,” 즉 아름다운 글씨를 쓰고 만족을 얻는 일입니다. 다양한 필기구로 캘리그라피에 다채로운 느낌을 추가할 수는 있지만, 본질은 아름다운 글씨를 쓰는 것입니다.
오늘, 채점용 색연필이나 펜을 꺼내들고 한 획 한 획, 지친 마음에 잠시 동안의 힐링과 여유를 선물해 보는 건 어떨까요?
생활 속의 간편한 사진예술, 폰토그래프
사랑하는 사람의 미소, 햇살이 부서지는 이른 아침의 공원, 석양이 붉게 물든 귀갓길, 비 오는 날 우연히 마주친 달팽이 한 마리… 우리가 눈으로 담는 모든 것들은 우리에게 영감과 감동이 되어 우리의 일생을 바꾸기도 합니다. 팍팍한 시험 기간 주위의 모든 것이 무미건조하게 느껴진다면, 그 본래의 아름다움을 찾아 쉽게 담을 수 있는 취미, 폰토그래프를 추천합니다.
폰토그래프란 전문 카메라 장비가 아닌,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 예술을 의미합니다. 맛집을 찾아가 먹음직스러운 음식 사진을 찍거나 친구들과의 추억을 셀카로 남기는 등, 우리가 늘 하고 있는 행위이기도 하지요. 예전에는 사진이 조금 더 전문적인 어조를 띠고, 몇몇 숙련된 기술과 세련된 장비를 가진 자들만이 즐길 수 있는 동떨어진 취미로 여겨졌다면, 누구나 스마트폰을 주머니 속에 넣어 다니며 필요할 때 “폰카”를 찍는 요즘, 사진은 더 이상 멀고 거창한 취미가 아닙니다. 놀라운 점은, 폰카의 기능이 고도로 발달한 요즘, 적절한 필터 선택과 구도선택, 그리고 보정을 거치면 전문 사진장비로 찍은 사진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예술적인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위 사진을 보면 핸드폰으로 촬영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사진이 주는 분위기가 압도적입니다. 이렇게 멋지게 사진을 찍으신 분은 블로그 등을 통해 많은 팬들을 보유하신 폰토그래퍼, 김두혁 씨인데요, 김두혁 씨에게 핸드폰으로 사진을 잘 찍는 비결을 여쭤보니, “일반적인 시선보다는 나만의 시선을 만들어 보는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때로는 엎드려 보거나, 높은 곳에 올라가거나 해 보는 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는 시선에서 벗어나 색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나만의 매력이 넘치는 사진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촬영할 때는 되도록 후면카메라를 사용하는 걸 권장한다고 하네요. 후면카메라로 촬영하는 편이 해상도가 더 좋기 때문입니다. 김두혁 씨는 심지어 셀카도 후면카메라로 찍는 연습을 하신다고 합니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것은 보정 앱과 필터 앱입니다. 요즘에는 스마트폰으로 양질의 사진을 뽑기 위해서는 앱으로 보정 및 필터 작업을 마치는 게 필수라고까지 이야기됩니다. 그 이유는 디지털카메라나 DSLR과는 달리 스마트폰 카메라는 하드웨어로 조리개나 ISO 등을 조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소프트웨어 적으로 조절해 주는 필터앱과 보정앱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지요. 김두혁 씨는 필터와 보정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에 특별한 감성을 입힐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보정이란, 사진을 촬영할 당시 눈으로 보고 느낀 감정을 촬영한 사진에 더하는 작업이에요.” 김두혁 씨가 가장 애용하는 앱은 Snapseed 와 VSCO 라는 앱입니다. 두 앱 모두 구글스토어와 앱스토어에서 다운 받을 수 있습니다. Snapseed 는 빛이나 색감을 조절할 때, VSCO는 필터앱으로 좋다고 하네요.
긴 하루를 마치고, 기분전환할 겸 밖으로 나가 가볍게 걸어보며, 보이는 것들을 카메라로 찍어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그냥 산책을 하는 것보다 재미도 있고, 긴장을 풀 수 있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