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생산본부 자전거 동호회 ‘에너지 바이크(Energy Bike)’가 두 번째 국토종주를 마쳤습니다. 지난 5월 18일부터 5월 22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부산에서 인천까지 12명의 에너지 바이크 사나이들이 떠난 여정. 굳은 의지와 강인한 체력으로 똘똘 뭉쳐 600km가 넘는 거리를 무사히 완주한 그들의 라이딩 이야기를 공개합니다.
673km, 부산에서 인천까지 달린 그들의 이야기
에너지 바이크는 지난 2009년에 20명으로 시작한 생산본부 자전거 동호회입니다. 2016년 5월 첫 국토종주(인천-부산)를 시작으로 활성화되어, 현재는 61명의 회원이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번 국토종주는 연초에 계획을 세웠는데요. 일반적인 국토종주는 인천에서 출발하여 부산으로 도착하는 경로지만, 이번에는 기존 생각을 역으로 뒤집어 보았죠. 바로, 부산 낙동강 하굿둑에서 출발하여 인천 아라 서해갑문으로 도착하는 것이었죠. 라이딩 일정을 확정한 후, 회원 모두가 사전 연습을 통한 체력을 다졌습니다. 그리고 5월 18일, 대망의 국토종주 첫날이 밝았습니다.
1. 18일(금) 1일 차 (부산 낙동강 하구둑 > 경남 창녕군 남지읍, 131km)
이른 새벽, 여수 쌍봉사택을 거쳐 공장 정문에서 야간 근무를 마친 회원까지 태운 버스가 국토종주의 출발지점으로 향했습니다. 계획보다 1시간 앞서 낙동강 하구둑에 도착했습니다. 간밤에 내린다는 비 소식에 회원 모두는 만반의 준비를 했었죠. 다행히 출발 시각에 비가 그쳐서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들뜬 마음으로 12명의 회원은 낙동강 하굿둑에서 화이팅을 외치며 기념사진을 촬영했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힘찬 4박 5일 도전이 시작되었죠.
하지만 여정의 시작은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첫 라이딩 인증소로 가는 방향을 착각하여 20km 정도를 되돌아야 했기 때문이죠. 계획보다 빨리 출발한 시간을 잘못된 경로로 가는 바람에 고스란히 날려버렸다는 사실이 모두를 허탈하게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점심식사 후에는 날씨가 흐려지더니 제법 굵은 빗줄기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우의를 입고 미끄러운 도로 위를 달리는 일에 많은 체력을 소모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창녕 함안보에 이르러서는 펑크가 났었죠. 하지만 노련한 손놀림으로 잠시 쉬는 시간에 무사히 수리를 마쳤습니다. 힘든 난관이 있을 때마다 서로를 응원하고 의지하였고, 경남 창녕군에 도착하여 이날의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2. 19일(토) 2일 차 (경남 창녕군 남지읍 > 경북 구미시, 150km_누적 281km)
둘째 날은 3km나 되는 업힐 구간(오르막 구간), 영아지 고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영아지 고개를 넘는 과정은 너무나도 고통스러웠죠. 하지만 고갯마루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5월의 푸르름과 아카시아 향기를 담은 시원한 바람이 방금 흘린 땀에 대한 값진 보상이 되었습니다.
둘째 날에 회원 중 한 명이 라이딩 중 넘어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보호구를 잘 착용했더라도 주행 중 넘어지는 일은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다행히 긴급 조치를 취하여 가벼운 부상에 그쳤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근 병원 응급실에서 간단한 검사를 받았는데요. 큰 이상이 없다는 의사의 소견을 듣고서야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었죠.
3. 20일(일) 3일 차 (경북 구미시 > 충북 괴산군 연풍면, 131km_누적 412km)
셋째 날은 지난날에 비해 출발 시각을 앞당겨야 했습니다. 계획보다 일정이 많이 늦춰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일찍 출발했으나 길고 긴 낙동강 700길 라이딩은 점심시간쯤 겨우 끝이 났습니다. 맞바람까지 불어와 속도를 내며 달리기는 어려웠지만, 문경에서 리더의 죽마고우가 대접한 귀한 매운탕을 먹고 다시 힘을 냈습니다.
국토종주 최대 난코스인 백두대간 이화령 고개는 무려 4km나 되는 업힐 구간(오르막 구간)입니다.페달을 밟을 때마다 엉덩이가 아파왔지만 이화령 고개의 풍광이 아름다워서 그 아픔은 금방 잊혀졌습니다.
고개를 다 넘어왔을 때쯤, 일행 중 한 명이 탄식의 소리를 냈습니다. 본인의 배낭을 고개 정상에 내려놓고 온 것입니다. 다행히 인심 좋은 행인을 만나 승용차를 타고 무사히 물건을 찾아올 수 있었죠. 급격하게 고갈된 체력으로 인해 다들 지쳐있을 때, 이후 일정도 계획대로 가야 하는지 의견이 팽팽하게 나뉘었습니다. 리더의 빠른 결단으로 이후 일정을 접고, 숙박을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리더를 포함한 모두는 다음날 이동 거리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4. 21일(월) 4일 차 (충북 괴산군 연풍면 > 경기도 하남시, 190km_누적 602km)
넷째 날은 여명이 밝기도 전인 새벽 4시 30분에 전조등과 후미등을 켜고 출발하였습니다. 하지만 수안보를 지나서 두 번째 펑크가 났죠. 펑크 수습을 위해 모두가 기다리면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당사자 두 명만을 남기고, 나머지 회원들은 충주에서 만남을 약속하고 출발하였습니다. 괴산에서 충주 구간을 지날 때는 영상 6도의 서늘한 기온이라서 손발이 시리고 추웠습니다. 시속 20km를 넘는 라이딩 속도에 체감온도는 영하의 날씨에 가까웠죠. 지옥 같은 구간 내내 5월의 따스한 햇볕이 그리웠습니다.
충주에서 다시 12명이 모였고, 다 함께 팔당대교로 향했습니다. 팔당대교로 향하는 구간에서는 뒤에서 바람이 불어준 덕분에 날개를 달고 달리듯 빠르게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넷째 날 이동 거리는 동호회 역사상 최고 기록이었습니다. 사전에 체력관리를 했기에 190km를 한 명의 낙오자 없이 완주할 수 있었죠. 무시무시한 9부 능선을 넘었다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마지막 밤은 뿌듯한 마음으로 잠들 수 있었습니다.
5. 22일(화) 5일 차 (경기도 하남시 > 인천 아라 서해갑문, 71km_누적 673km)
다섯째 날 아침 06시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마지막 날의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반포 한강공원 달빛광장에서 사보 촬영도 무사히 마쳤죠. 서울 자전거 도로에서는 정신을 집중하지 않으면 사고를 유발할 정도로 자전거 타는 사람이나 운동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조심스럽게 페달을 밟으며 최종 목적지인 아라 서해갑문에 11시에 도착하였습니다. 도로 위에 표기된 “FINISH 633,000M”를 보는 순간, 에너지 바이크 12명의 회원 모두 환호하였습니다. 12명 모두 안전하게 자전거 국토종주를 마무리했다는 기쁨을 담아 격려의 악수로 국토종주를 마무리했습니다.
끝없는 오르막 구간, 예상치 못한 펑크 등 목적지를 향해 나가는 동안 수많은 난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함께 의지를 다지고, 도움을 준 동료가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죠. 이번 자전거 국토종주는 12명의 동호인 한 명 한 명에게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일깨워 준 소중한 시간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자전거 동호회 에너지 바이크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