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발상력, 지속성장의 밑바탕

[ 테마스토리텔링]

창의적 발상력, 지속성장의 밑바탕

2009년 7월 댄 핑크(Dan Pink)는 TED Conference에서 “놀라운 동기부여의 과학”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20세기의 관리방식이 오히려 새로운 생각을 저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칼 던커(Karl Dunker)라는 심리학자가 만든 ‘촛불문제’를 대상으로 한 일련의 실험을 소개하였습니다.

칼 던커(Karl Duncker) 가 고안한 촛불문제는 매우 간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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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사람들은 압침으로 양초를 벽에 고정시키려 하지만 잘되지 않으며, 다른 사람들은 촛농으로 벽에 붙이려 애쓰지만, 그것도 통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몇 분을 허비하고 나서야 다른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하는데, 대략 5∼10분 정도 지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래 그림과 같은 해결책을 찾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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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쉽게 찾지 못하는 이유는 압침을 담아놓은 상자를 단지 압침 용기로만 인지하여 다른 용도로 활용할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사물의 일반적 용도에 대한 사전 인식 때문에 그것을 새로운 용도로 사용할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을 ‘기능적 고착(functional fixedness)’이라고 합니다.

기능적 고착의 극복을 위한 New Thi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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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도통합을 이용한 재발명(Reinventing)

우리 생활과 밀접한 상품들 중 전기밥솥, 즉석 카레, 샤프펜슬, 비데, 게임기, 가라오케 등과 같이 일본인들이 발명한 것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들 중 최고의 발명품은 무엇일까요? 일본인들은 인스턴트 라면을 가장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합니다.
한 해에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라면이 1,000억 개나 된다고 하니 족히 그럴 만도 하지요. 라면이 이처럼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것은 맛있고, 저렴하며 조리까지 간단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라면은 장기간 변질 없이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한 식품입니다.

[일본 신요코하마 컵라면 박물관에 있는 안도 모모후쿠 동상]

인스턴트 라면은 1958년 대만 태생의 일본인 안도 모모후쿠(安藤百福)가 개발하였습니다. 2차 세계대전 후 먹을 것이 부족하던 일본인들에게 라면은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이후 여러 기업들이 라면 생산에 뛰어들면서 라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자 안도는 라면의 세계화를 새로운 돌파구로 정하고 서양의 여러 국가들을 순회하였습니다. 이때 그에게 결정적 영감을 준 것은 한 슈퍼마켓 바이어와의 만남이었습니다. 이 슈퍼마켓 바이어는 인스턴트 라면을 끓인 뒤 컵에 면을 넣고 국물을 부어 포크로 먹었다고 합니다. 이를 본 안도의 머릿속에 “라면을 컵에 담아서 포크로 먹을 수 있도록 하면 국제적 식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1971년 출시된 컵라면은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흔히들 컵라면을 가리켜 라면의 재발명이라고 합니다. 컵라면의 발명으로 인해 인스턴트 라면 시장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장되었기 때문이지요. 컵라면이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곧바로 맛있게 매우 맛있게”라는 광고 카피처럼 별도의 그릇이 없더라도 곧바로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컵라면의 컵은 포장재 역할 뿐 아니라 그릇의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포장재와 그릇의 용도통합이 대박을 터뜨린 것입니다.

전화기의 재발명이라고 불리는 아이폰의 출시는 통신기기 역사의 흐름을 바꾼 획기적 사건이었습니다. 아이폰의 탄생으로 인해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어느 누구도 넘볼 수 없었던 거대기업 노키아가 사라지고 미국 통신기기의 역사라고 자부하던 모토로라가 파산하였습니다. 2007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출시 발표회에서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의 가장 큰 특징이 혁명적 사용자 인터페이스(revolutionary UI)라고 소개하였는데, 왜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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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 여부에 상관없이 키보드가 계속 붙어 있을 뿐 아니라 이것 때문에 화면의 크기를 키울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이폰은 터치스크린을 도입하여 화면이 입력 자판기의 역할까지 수행하도록 하였습니다. 지금은 터치스크린을 통한 정보 입력이 당연시되지만 입력 자판과 출력 화면의 용도통합이 가져온 변화는 실로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생산성을 넘어 창의성으로

미국 육군의 인간공학연구실 소속 심리학 연구원으로 있던 샘 그룩스버그(Sam Glucksberg)는 금전적 인센티브가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촛불문제를 다음과 같이 바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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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실험을 통해 그가 알아보려고 했던 것은 “금전적 성과보상을 약속받은 그룹이 다른 그룹보다 얼마나 더 빨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것이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놀랍게도 예상과는 반대로 금전적 보상이 수반된 그룹이 문제 해결에 훨씬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룩스버그는 실험의 조건을 조금 바꾸어 압침을 탁자 위에 쏟아 놓고 빈 상자를 옆에 둔 다음 다른 그룹을 대상으로 다시 실험했습니다.

[ 상자 속의 압침을 책상 위에 쏟아 빈 상자로 준비 ]

이렇게 했더니 금전적 보상이 수반된 그룹이 훨씬 빠른 시간 내에 임무를 완수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누구라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멍청이가 아닌 이상 빈 상자를 다른 용도로 쓸 수 있다고 금방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처럼 금전적 보상은 명확한 목표를 가진 단순한 과업에는 효과를 발휘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기능적 고착을 강화시키기도 합니다. 이것은 생산성의 논리와 창의성의 논리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국,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려면 재미나 성취감 등과 같은 내재적 보상을 강화하고, 창의적 역량의 토대가 되는 발상력을 높여야 합니다. 당장의 생산성 향상도 중요하지만 변화의 시대, 밝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끊임없는 새로운 발상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