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이 만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

[ 테마 Column2 ]

연결이 만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

창의성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천재적인 발상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고독한 천재가 사과나무 밑에서 사색에 빠져있다. 사과 나무에서 사과가 ‘쿵’하고 떨어졌다.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천재의 머릿속에서는 생각의 스파크가 일어났다. ‘아하’하는 영감을 받은 그는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다”

이런 동화적인 표현은 완전 엉터리입니다. 사실, 틀을 깨는 생각은 천재적인 발상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노동에서 얻어지는 것입니다. 생각이 오래 쌓이고 숙성되면서 그 결과가 어느 순간 나타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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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연결입니다. 서로 다른 생각의 경험들이 연결되며 기존의 패턴과는 다른 패턴을 만들어낼 때, 기존과는 다른 틀을 깨는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겁니다. 스티브 잡스는 “창의성이란 서로 다른 것을 연결하는 능력이다”라고 했었죠. 연결이라는 것을 생각의 연결과 사람의 연결이라는 두 가지 관점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틀을 깨는 생각의 연결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유명한 유행가 가사입니다. 이 유행가 가사에 사람들이 공감하고 매력을 느끼는 것은 한 여자에게 쉽게 다가왔다 또 다른 여자에게 쉽게 떠나가는 남자들의 모습을 항구에 들어왔다가 정박하지 않고 또 다른 항구로 떠나는 배에 비유했기 때문입니다. 남자와 여자의 관계를 배와 항구의 관계로 연결한 것이죠. 이런 연결이 일반적인 틀을 깨는 것입니다.

출처 :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2013 공익광고제 수상작

다음 광고를 보시죠. 위의 광고는 2013 대한민국 공익광고제 수상작입니다. 마네의 ‘피리 부는 소년’과 뭉크의 ‘절규’를 단순하게 위아래로 배치했죠. 그리고,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아름다운 선율도 아래층 이웃에게는 때론 큰 고통이 될 수 있습니다.’ 바로, 층간 소음에 관한 광고입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명화 두 편을 단순하게 연결시켜 층간 소음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죠.

출처 : http://www.bolsterenpit.nl/werk/albert-nolten/

오른쪽 광고는 네덜란드의 구두회사에서 만든 토스카니니 수제화 광고입니다. 손 모양으로 구두의 이미지를 전달하면서, 이 구두가 손으로 직접 만든 수제화(handmade)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손과 구두를 연결시켜서 표현하면서 손으로 직접 만들었다는 것까지 강조하고 있는 것이죠. 이렇게 연관이 없어 보이는 것을 연결시키면 새로움이 발생합니다. 그런 새로움을 통하여 가치 있는 것을 생산하는 것이 바로 틀을 깨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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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발명가인 크리스토퍼 숄스(Christopher Sholes)는 피아노 건반을 누르면 그 건반에 연결된 작은 망치가 현을 내리쳐 소리가 나는 것을 보면서 ‘피아노처럼 특정한 글자가 쓰여 있는 키를 누르면 글자가 써지는 기계를 만들어보면 어떨까?’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글을 쓰는 것과 피아노 치는 것을 연결시켜 최초의 타자기를 만들었던 것입니다.

틀을 깨는 사람의 연결

생각의 연결만큼 중요한 것이 사람의 연결입니다. 사람이 연결되어야 연결될 생각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것이 중요한데요. 창의성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르네상스입니다. 각자의 영역에 있던 다양한 사람들이 도시를 중심으로 만나고 교류하며 섞이기 시작하면서 창의성을 꽃 피웠던 르네상스는 시작되었습니다. 우리의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혼자서 고립되는 것보다는 다양한 사람들과 연결되어 교류하고 협력할 때 기존의 틀을 깨는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키워드가 소통과 협력입니다. 한 조직 안에서는 구성원들의 소통과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조직문화가 중요하겠죠.

출처 : https://youtu.be/4nk0_9Z3ebw

유대인들은 그들의 거주지역에 ‘예시바(Yeshiba)’라는 도서관을 짓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도서관은 학생들이 조용하게 다른 사람에게 방해를 주지 않으며 각자의 공부를 하는 모습이죠. 하지만, 유대인들은 도서관에 모여서 매우 시끄럽게 떠들면서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공부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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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그들의 공부법을 ‘하브루타(havruta)’라고 합니다. 그들은 공부란 ‘듣고 외우는 것’이 아니며, 자신의 생각을 갖고 그 생각을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교류하며 더 좋은 생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학생들의 공부방법만이 아닌 성인이 갇혀있는 틀을 깨고 나와 일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런 소통과 협력이 변화에 매우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우리의 조직문화가 이런 소통과 협력을 끌어낼 수 있을 때 창의적인 조직문화가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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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틀을 깨는 천재의 모습은 어떤 모습입니까? 고독하고 쓸쓸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복잡하고 긴 수학식을 마구 계산하는 모습을 떠올리셨다면 그것은 17세기 천재의 잘못된 이미지입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천재는 소통하고 협력합니다. 혼자이기보다는 같이 합니다. 노벨상을 보세요. 대부분 서너명이 공동 수상합니다. 혼자만 고립된 사람은 절대 기존의 틀을 깰 수 없습니다.

처음에 이야기한 천재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한번 하죠. 천재는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며 “지구가 사과를 잡아 당겼다”는 동화적인 생각을 합니다. 천재는 과학을 만들며 중력이라는 개념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지구가 잡아당긴다’는 것은 전혀 과학적이지 않지 않습니까? 천재는 과학에 동화적인 생각을 연결하며 틀을 깬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연결시키는 능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