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스의 神 ]
보고의 고수되기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장인은 말과 글로 일합니다. 말하기와 글쓰기가 직장생활입니다.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유능한 직장인입니다. 특히 말이 먼저입니다. 글은 멀고 말은 가깝습니다. 보고서를 쓰기 전에 먼저 상사의 말을 듣고 말을 합니다. 보고서를 제출할 때도 아무 말 없이 툭 던지지 않습니다. 이때 하는 한마디가 보고서 내용보다 더 중요합니다. 보고는 말로 합니다. 회의와 토론도 말로 합니다. 대화, 협상, 프레젠테이션 모두 필요한 것은 말입니다. 사람은 태어나서 듣고, 말하고, 읽고, 씁니다. 이것이 순리입니다. 글은 네 번째입니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도 먼저 말을 잘해야 합니다.
보고 잘하는 세 가지 방법
첫째는 생각하기입니다.
상사가 물어봤을 때 생각하는 것은 늦습니다. 평소 생각해놓아야 합니다. 그래야 즉시, 좋은 답을 할 수 있습니다. 상사에게 말하기는 더욱 중요합니다. 상사는 부하의 질문에 답해주는 사람입니다. 아랫사람보다 먼저 무엇을 하자고 말하는 사람입니다. 이 모두 자기 생각이 있어야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생각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하루 한 가지씩 구체적인 사안을 놓고 자기 의견과 입장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세요. 가장 단순하게는 찬성과 반대만으로도 좋습니다. 이상과 현실, 명분과 실리, 현상과 본질, 보편성과 특수성, 통념의 거부 등 다양한 잣대로 자기 견해를 만들어보세요. 짧아도 상관없습니다. 맞고 틀리고도 없습니다. 그저 자기 생각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혼자만의 생각으로 부족하다면 이것을 병행해 보세요. 독서, 토론, 학습, 관찰, 메모입니다. 이 다섯 가지의 다음을 받아 지속적으로 자기 견해 갖기 훈련을 하다 보면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질문에도 바로 답할 수 있게 됩니다.
둘째, 상사가 찾기 전에 하는 것입니다.
보고는 선수를 쳐야 한다. 상사는 어느 시점이 되면 궁금해 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2분기 초에 1분기 실적 집계와 같은 것입니다. 상사의 눈으로 보면 상사가 궁금해 하는 내용이 보입니다. 어느 직원은 상사가 보고해달라고 지시할 때까지 아무 생각 없이 있다가 상사의 말이 떨어지면 허겁지겁 일을 시작합니다. 이에 반해 어떤 직원은 상사가 이 맘 때쯤 이런 수치를 찾는다는 걸 기억해뒀다가, 상사가 찾기 전에 먼저 자료를 만들어 갖고 갑니다.
결과적으로 일하는 것은 똑같지만 누가 즐겁게 일하겠습니까? 전자는 ‘시키는 일’을 한 것이고, 후자는 ‘자기 일’을 한 것입니다. 이것은 끌려가는 것과 끌고 가는 것의 차이입니다. 당연히 시키는 일에 끌려가는 것보다는 자기 일을 끌고 가는 게 힘이 훨씬 덜 듭니다. 장거리 경주할 때 선두권에 서서 달리는 사람이 힘든지, 꼬랑지에 붙어 달리는 사람이 힘든지 생각해보면 금세 답이 나옵니다. 뿐만 아니라 상사의 평가도 천지 차이입니다. 선수를 두느냐, 후수를 두느냐가 회사생활의 피로와 성패를 좌우합니다.
셋째, 좋은 보고는 상사의 관점에서 보고 말하는 것입니다.
“내가 보고를 받는다면 무슨 내용이 들어가기를 바라겠는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나 보통은 상사에게 보고하러 갈 때, 자기가 할 말을 머릿속에 열심히 정리하고 들어갑니다. 그런데 상사는 부하 직원이 말하는 것을 듣고만 있지 않습니다. 그것만 궁금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허를 찔러 봄으로써 보고의 신뢰를 시험합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과시하고 싶어 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상사에게 무언가를 말하려고 할 때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상사가 듣고 싶은 말, 즉 궁금해 하는 것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상사에게 보고하러 가기 전에 스스로 상사가 되어서 5분만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실컷 보고를 잘하고도 상사의 질문 하나에 답을 못해 앞서 보고한 내용 전체가 의미 없어질 수 있습니다.
보고할 때 유의사항
- ‘보고’ 느낀 것을 가감 없이 하는 게 보고다.
- 단순 전달에 그치지 않고, 무언가를 연상하고, 새로운 발상을 할 수 있게 해주자.
- 자기가 해결할 수 있다고, 자기 생각이 맞을 거라고 착각하지 마라.
- 결론부터 말하고 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해서 말하라.
- 부정적인 보고도 해야 한다.
- 상사를 건너뛰고 싶은 생각을 버리자.
- 친절하게 설명한다고 섣불리 비유법을 남발하지 말자.
- 상사는 간단한 보고를 최고로 친다.
- 간절함을 담아 표현하라.
- 상사가 제대로 알아들었는지 확인하자.
- 보고한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크로스 체크(비교 검토)한다고 마음 상하지 말자.
- 보고한 증거를 남기자.
상사와 불신을 키우는 보고
회사 임원으로 일할 때 얘기입니다. 누군가 보고하러 제 자리로 오고 있으면 나는 이미 그 직원의 보고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마음이 정해집니다. 보고하러 오는 사람에 관해 평소 평가해둔 게 있기 때문입니다. 상사와의 관계는 그만큼 중요합니다. 보고하는 사람과 보고받는 사람과의 연결이 신뢰인가, 불신인가? 이것이 보고 내용 자체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신뢰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자주 물어보는 게 좋습니다. 지시받았을 때 ‘어떤 내용을 원하는지’ 구체적으로 물어봅니다. 도중에 궁금한 게 있으면 다시 찾아가 물어봅니다. 보고 내용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방향이 맞는지’ 물어봅니다. 그런 연후에 보고하면 상사는 보고 전에 이미 수용합니다. 결론적으로 상사와 신뢰구축 상태(라포르)를 만드는 것이 보고를 잘하는 핵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