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셀의 신이 알려주는, BEST 공정 모니터링 시스템

엑셀의 신이 알려주는 Best 공정 모니터링 시스템

하루에 적게는 수백 개, 많게는 수천 개의 공정 데이터를 수집하고 조회하고 분석하고 가공해야 하는 것이 여수공장 엔지니어들의 숙명.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를 활용, 정말 똑똑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것에 앞장서고 있는 황용식 팀장(정유5팀)과 입사 3년차 새내기 엔지니어 추연훈 사원(정유1팀)의 따뜻한 멘토링 현장으로 함께 가보실까요?

공정 모니터링 툴 인터뷰

Q. 황 팀장님. 부문 회의 때 뵙다가 이렇게 단둘이 뵙는 것은 처음인 거 같아 더욱 반갑습니다.ㅎㅎ 혹시 저희 엔지니어들 사이에서 황 팀장님 셀러브리티신 거 알고 계세요?

왼쪽 : 정유 1팀 추연훈 사원 / 오른쪽 : 정유 5팀 황용식 팀장
왼쪽 : 정유 1팀 추연훈 사원 / 오른쪽 : 정유 5팀 황용식 팀장

Q. 엔지니어의 주 업무가 공정 모니터링이잖아요. 이때 이용하는 툴을 직접 만드신 분으로 유명하세요.

A. 그건 마이크로소프트사(Microsoft)가 만든 거지 내가 만든 게 아니에요.

Q. 아, 정확히 말씀드리면 엑셀에서 VBA(Visual Basicsfor Applications)를 이용해서 RTDB(Real TimeDatabase)를 통해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공정 데이터를 가공할 수 있는 ‘우리 공장 맞춤형 툴’을 만드셨다고 해야 할까요?

덕분에 단순 반복 작업을 자동화시켜 업무 시간도 단축하고, 휴먼 에러도 줄일 수 있어서 정말 큰 도움 받고 있어요. 특히 일부 공정은 엑셀로 구성되어 있던 모니터링 시스템을 웹으로 전환시키셨잖아요. 언제라도 URL을 치고 들어가서 공정 데이터를 확인하고 트렌드를 그릴 수 있고 바로 출력도 가능하니 정말 편리하더라고요.

A. 그동안 단순 계산하고 표 작성하고 차트 그리는 용도로 엑셀을 이용하다가 엔지니어로 일하게 되니까 가공해야 할 데이터가 정말 장난이 아니죠? 공정을 맡으면 우리가 봐야하는 데이터가 어마어마하잖아요. 일 평균, 시간 평균, 분 평균으로 분석해야 하는 경우도 많고요. 이 방대한 데이터를 가장 효율적으로 가공하는 것이 엔지니어에게 중요한 역량인 것 같아요.

 

정유 5팀 황용식 팀장

Q. 부끄럽지만 입사 직후에는 작업 처리 과정을 프로그래밍 언어로 기록해 놓았다가 언제든지 쉽게 반복 실행할 수 있는 매크로(macro)라는 개념조차 생소했어요. 지금은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요. 그런데 이 툴을 정확히 이해하고 제대로 기능을 활용하기 위해서 툴의 기초가 되는 내용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떻게 시작하면 가장 좋을까요?

A. 작년에 VBA를 주제로 기술 부문에서 학습 CoP를 진행했었어요. 1시간씩 10번에 걸쳐 강의를 하기도 했고요. 사실 구축해 놓은 툴을 10%도 활용을 못하고 있는 모습에 답답한 마음이 들어 강의를 하게 됐죠.

CoP 자료실에 올려져 있는 장표부터 출력해서 공부하는 방법을 권하고 싶네요. 나 또한 엑셀의 기초부터 차근차근 공부하진 않았거든요. 우리 공장 공정 데이터를 어떻게 하면 편리하게 가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해서 필요한 부분들을 그때그때 책을 찾아보고 인터넷 서칭하면서 찾아나가는 방식으로 공부했었죠.

Q. 저는 작년에 정유 생산부문 소속이어서 아쉽게도 팀장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네요. 자료라도 꼭 찾아서 공부해 볼게요. 그 많은 작업은 언제부터 시작하셨던 거예요?

A. 1999년 경부터 회사에 RTDB가 도입되면서 데이터 관리를 많이 하게 됐어요. 당시에 EII(Energy Intensity Index)라고 개별 공정의 에너지 사용 효율을 비교하는 지수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정말이지 데이터가 너무 많더라고요. 여러 팀에서 제각기 입맛에 맞게 데이터를 분석해달라고 요청하는 바람에 처음에는 그야말로 멘붕이 왔었어요.

그때 처음으로 툴을 만들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데이터를 데일리로 집계하는 데 40분 걸리던 것을 15초로 줄이고, 데이터베이스를 자동화시키고, 그다음에는 웹으로 만들었어요. 웹에 들어가서 직접 조회해 볼 수 있도록 해 놓으니까 전화가 거의 안 오더라요. 그제야 진짜 중요한 업무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더라고요.

Q. 그런 히스토리가 있었군요. 그런데 팀장님 혹시 대학에서 컴퓨터공학 전공하셨어요? 이렇게 공부해서 툴을 만들고 그 과정을 정리까지 하시는 게 사실 보통 일은 아니잖아요.

A. 나도 연훈 씨처럼 화학공학 전공자에요. 영어나 중국어 같은 어학은 적성에 안 맞는데 컴퓨터 언어는 재밌더라고요? 무언가를 타이핑하고 엔터 버튼을 누르면 내가 원하는 답이 뜨거나, 에러 메시지가 뜨잖아요. 명확하고 정해진 답이 있어 속이 시원하고 내 스타일에 맞는 것 같아요. 하하.

정유 1팀 추연훈 사원

Q. 아 그러시구나. 그런데 저를 포함해서 동기들을 생각해봐도, 각자 주어진 업무하느라 바쁘다는 핑계로 쉽사리 VBA나 매크로를 공부하게 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A. 귀찮고 번거로울 수 있어요. 또 굳이 내가 왜 이런 걸 공부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고요. 초기에 툴을 개선하려면 바닥까지 뜯어보고 궁리해야 하니까 그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기 싫은 마음도 드는 것이 당연하죠. 하지만 지금 현재 쓰고 있는 툴이 100점 짜리가 아니라는 문제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Q. 저는 살짝 아쉽고 고쳐야 할 점이 보이다가도, 에이 이거 언제 개선하겠어? 하는 마음에 그냥 이용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도 그 툴을 선배에게 물려받았고, 저 또한 제 후임에게 그대로 물려주게 되겠죠.

A. 지금의 모니터링 시스템이 50점짜리 면 내가 개선해서 70점으로 만들고, 내 후임이 바통을 이어받아서 100점 근처까지 개선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것이 내 희망 사항이에요. 그렇게 완성도를 높여가는 것이 장기적으로도 회사를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렇게 구현할 수 있으려면 프로그래밍 언어 공부처럼 기본 실력 다지기가 필요한 것이죠.

왼쪽 : 정유 1팀 추연훈 사원 / 오른쪽 : 정유 5팀 황용식 팀장

Q. 팀장님 말씀을 들을수록 저를 포함한 많은 엔지니어들이 반성을 하게 될 것 같아요.

A. 길게도 아니고 퇴근 후 한두 시간 정도씩만 고민하고 개선해 본다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초기에 조금 고생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한번 세팅이 되면 단순 반복적인 일은 컴퓨터에게 넘기고 나는 좀 더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일에 내 자원을 투입할 여력이 생길 거예요.

Q. 행정병으로 군복무하면서 엑셀을 공부했었고 그때 시험항목에 VBA가 있었기 때문에 살짝 친숙함은 있는 것 같아요. 오늘 팀장님 말씀 새겨듣고 CoP 장표부터 차근히 공부해 보려고요. 담당하고 있는 공정 모니터링 시스템도 살펴보고 개선할 점이 없나 이것저것 해봐야겠어요. 공부하다가 막히면 팀장님 도와주실 거죠? ㅎㅎ

A. 언제든지 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