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마 Interview ]
연결의 에너지, 새로운 힘의 시작
https://youtube.com/watch?v=-g38lTyHIqQ
송인혁 라이프스퀘어 대표
카이스트 전산학과 석사를 수료하고 글로벌 컨퍼런스 20×20,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큐레이터 활동 및 TED 컨퍼런스를 국내에 확산시키며 TEDx 기획 컨텐츠 디렉터로 활동했습니다. 아시아 혁신네트워크 PAN(Pan Asis Network) 공동창업자이기도 하며, 저서로는 『창조력 주식회사』, 『스파크』, 『모두가 광장에 모이다』등이 있습니다.
무기력함을 이기는 연결의 힘
혹시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이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한가지 일에만 몰두하던 사람이 갑자기 무기력증, 직무 거부 등에 빠지는 증상을 말하는데요. 즉, 일과 삶에 보람을 느끼고 신나게 일하던 사람이 어떤 이유에서건 그 보람을 잃고 돌연히 슬럼프에 빠지게 되는 현상입니다. 우리나라 직장인 약 85%가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번아웃 증후군. 송인혁 대표는 이러한 무기력 증세는 연결의 수와 관련이 있다고 말합니다.
주위와의 연결이 단절된 채 주어진 일만하며 한정된 생활을 하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주변과의 연결이 계속 끊어져 새로운 것을 접하지 않게 되는 것이 주된 원인이라는 것이죠. 그렇기에 무기력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동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변화하는 주변을 멀리하며 혼자 정체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새로운 경험에 도전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에너지가 떨어진 사람은 에너지가 있는 곳에 자신을 연결해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 힘을 기반으로 또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이러한 연결을 계속하다 보면 무기력증을 어렵지 않게 떨쳐낼 수 있을 것입니다.
연결의 판을 깔아주자
직장 내에서도 얼마든지 연결의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 외에 관심을 자극할만한 것들이 없다면 사실 그 자체로 에너지가 떨어질 수 있는데요. 자발적인 관심으로 동료들과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문화나 네트워크를 만들어준다면, 구성원들은 자발적으로 뭉치게 될 것입니다. 모든 구성원은 자신의 관심을 기반으로 움직이게 되어 있고, 동질집단에 속하길 원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러한 관심이 모여 하나로 연결된 동질집단끼리는 업무적으로도 쉽게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고, 직장에서 발생하는 힘든 일을 함께 나누며 서로의 에너지를 향상시켜줄 수 있습니다.
이 때 연결의 판을 만들어주어도 구성원이 참여하지 않으면 무용지물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섯 명 중 세 명이 강하게 한 쪽으로 의견을 모으면 조직의 특성상 남은 두 명은 결국 다수의 흐름을 따라갈 확률이 크다고 합니다. 그래서 연결의 판을 깔아주는 목적은 조직을 단번에 바꾸는 것이 아닌 서서히 좋은 쪽으로의 균형을 옮겨가는 것인데요. 이는 결국 직장 내에서 동료들끼리 에너지를 나눌 수 있는 연결의 판이 필요하다는 것이며, 연결의 판을 깔아주는 것이 당장에는 조직성과로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회사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기반작업이라고 송인혁 대표는 말합니다.
조직에서 연결의 힘은 어떻게 발휘될까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도 최대 6단계를 거치면 모두 연결되어있다는 케빈 베이컨 6단계 법칙(Six Degrees of Kevin Bacon). 송인혁 대표는 이러한 법칙에 착안하여 한 조직에서 빨간풍선 프로젝트라는 실험을 하였으며, 이를 통해 조직 내에서는 평균 2.4단계면 모두가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빨간풍선 프로젝트는 2009년 미국방성 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개최한 ‘네트워크 챌린지’라는 이색 대회에서 유래한 것으로, 미국 전역에 비공개로 열 개의 거대한 빨간 풍선을 띄우고 그 위치를 찾아내는 이벤트였습니다. 많은 참가자들 중 MIT 미디어랩팀은 풍선을 띄운 지 아홉 시간도 채 안되어 모든 풍선의 위치를 알아내 상금을 거머쥐었는데요. 이들은 ‘풍선 찾기 웹사이트’를 개설해 누구나 무료로 가입 할 수 있게 하고 인터넷 네트워크로 풍선의 위치를 알려주면 보상을 해준다는 아이디어만으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즉 간단한 연결의 판만 있으면, 어디서든 쉽게 연결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죠. 이는 연결된 직장 동료들끼리 나의 관심을 나누고,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을 공유하게 만들어주면, 각자 개인이 발휘하는 분산된 에너지와는 전혀 다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쉽게 실행해볼 수 있는 연결
조직전체가 아닌 작은 팀 단위부터도 간단한 방법으로 손쉽게 연결의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흔히 월요일 회사에 출근하면 팀원들간에 ‘주말에 뭐했어요?’라는 단순한 질문을 서로 나누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질문도 물론 좋지만, 더 좋은 방법은 팀이 이따금씩 한자리에 모여 각자 현재의 상태를 10점 만점의 점수로 표현해보고, 그 점수보다 높을 수도 있었는데 그 점수인 이유와 낮을 수도 있었는데 그 점수인 이유를 서로 공유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팀원들이 현재 어떤 상태인지 알게 되고, 어떤 점이 그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인지 인지하게 되어 상호간에 연결효과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똑같은 소통이지만 서로의 상태에 대해 쉽게 이해하고, 힘든 일은 돕고, 좋은 일은 나눌 수 있는 연결상태가 되는 것이죠.
또 하나의 방법은 워크숍을 통해 업무나 팀, 개인의 힘든 상황에 대해 각자 10개씩 공유해보는 것입니다. 단, 이때 상대방의 힘든 상황에 대한 비판은 금지해야 합니다. 속으로만 생각하거나 어려워하던 문제를 각자가 쏟아내는 것만으로도 팀은 연결의 상태가 되며, 서로 그 사람의 입장에서 공감하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덧 어려운 상황에 대한 해결안이 하나씩 보이는 것이죠.
많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나에게 다가오게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합니다. 연결의 힘은 다른 사람을 나에게 억지로 연결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 그 에너지에 연결함으로써 발휘될 수 있습니다. 지금 무기력함을 느낀다거나 더 나은 일상을 꿈꾸고 있다면, 새로운 곳에 자신을 연결해보는 것은 어떨까요?